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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련, 미국도 실패한 아프가니스탄 점령계획 - 왜일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상당히 고전한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략을 잘 짜지 못해서냐 라는 관점으로 이것을 봐야한다기보단, 아프가니스탄이 오랜 역사동안 초강대국들의 침략을 버티고 버틴 특유의 쟁점이 있는 나라로 보는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높은 해발고도와 지질학적 특성으로 공군의 지원과 전략물자 지원도 힘들 뿐더러, 험준한 산맥으로 전차 지원도 상당히 힘들고 제한됩니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상당히 광활한 영토에 제대로 된 중앙정부가 있지않아, 국민들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뭉쳐있는 것이 아닌 지역적인 강골들에 의해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수를 다 동원해봐도 제대로 먹히지 않고, 그나마 강제로 밀고 들어가도 제한된 병력뿐인데, 중앙정부를 이기고 나면 강골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근데 그 강골들은, 역사적으로 대부분 종교 극단주의에 세뇌된 게릴라들이 많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첩첩산중이라 할 수 있는 침략이 힘든 성질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속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차지하려 했던 거대한 제국은 마케도니아 왕조, 몽골제국등도 있었으나 실패했고, 근대, 근 현대 미래에는 영국, 소련도 시도했고, 최근 미국도 시도했습니다. 전부 결국은 후퇴했습니다. 정말 크나큰 초강대국들이 한번씩 시도했다가 실패했기에, 아프가니스탄의 별명은 '제국의 무덤'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의 전쟁을 치를 때,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어딜가나 타국으로 전쟁을 가는 국가에는 가장 먼저 언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통역사를 항상 대동합니다.
이번 영화에 주된 주인공들을 이러한 상황속의 미군과 통역관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근현대 미국과 탈레반, 독재국가, 게릴라 등과의 전쟁이 주제인 영화들에 나오는 통역관들은 상당히 '일반인'스러운 면모를 많이 보입니다. 그런 모습이 많이 나오자 그런 모습은 통역관의 캐릭터화가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통역관은, 완전 다릅니다. 정말 180도 다른 인물입니다.
목숨걸고 탈레반과 부대끼며 미군을 살린 어느 비범한 통역가
IED(급조 폭발물)과 탈레반 군수품을 찾는 주인공 부대 내 통역병이 도로 검문 과정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탄 테러로 사망하자, 임무 지속을 위해 새로운 통역관을 찾게 된 상사인 존 킨리(제이크 질렌할)은 많은 경쟁상대 중 네 가지 언어를 구사하나 다소 까다로운 인물을 선택합니다. 그의 이름은 아메드(달 살림), 상당히 직관적이고, 솔직하고, 강인합니다. 몇번의 임무 수행으로 존 킨리는 아메드와 정보를 수집하는 최적화된 방법을 찾게 되고, 그 과정속에서 아메드는 그만의 특유의 대화와 수완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적절하게 정보원들로부터 안전하게 찾게 됩니다.
그러다 아메드와 동료 하디, 존 킨리의 부대가 임무 수행을 위한 첫번째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아메드는 하디가 제안한 길의 이상함을 통찰력으로 눈치채고, 현장에서 늦게나마 존 킨리를 설득해 멈추게 합니다. 도처에 위협이 있을 수 있어 보통 멈추지 않지만 멈춘 임무수행 차량들, 처음에는 모두가 반신반의 하지만, 사실 하디가 모종의 이유로 탈레반에게 습격을 받는 길일 수 있음을 알고 계속 설득했고, 정찰 중 정말 기적적이게도 기습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직전 탈출에 성공합니다. 나중에 확인결과 하디는 탈레반에게 가족의 생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메드는 부대 내에서 인정을 받고, 두번째 목표지인 광산으로 갑니다. 작전을 수행중 그들의 예상대로 광산이 탈레반과 IED제작에 밀접하게 관련된 곳임을 알았으나, 은밀하게 탈레반에 밀고한 사람들로 인해 강렬한 습격을 받게 되고, 부대원 전체가 존과 아메드를 제외하고 전멸하게 됩니다. 하나하나 팀원들이 쓰러져가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트럭을 타고 탈출한 그들은, 차가 고장나자 도보로 탈출을 감행합니다. 그러던 와중 존까지 총상을 갖자, 죽을 위험에서 존을 구한 아메드는 그때부터 그를 임시 수례, 트럭, 인력 마차에 싣고 부대까지 홀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심지어는 트럭으로 존을 운반할때는 탈레반들의 강제 탑승까지 있어 관객들의 서스펜스는 극에 달합니다. 그렇게 수일의 죽을 고비를 넘겨 결국 아메드는 존을 부대에 무사 귀환하게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여기까지가 이미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새롭고 창의적인 스토리이자, 편집이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후 몇주간의 대수술을 거쳐 건강을 되찾고 미국에 돌아온 존은, 지인들과 수소문해보지만 아메드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메드가 사실 이토록 통역병 생활을 5년을 하고 존을 죽을고비를 다 넘겨가며 탈레반들을 소탕해가며 살린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통역병을 하면 아메드의 가족에게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특별 비자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었습니다.
존의 생환소식 후 탈레반은 그대로 뒤집어지고 대노해서 아메드를 쥐잡듯이 찾게되었고, 높은 현상금이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자취를 감춰 잠적해버린 것입니다. 미국에서 그의 생사와 비자를 챙겨주기 위해 그는 백방으로 알아보지만 모두 다 허탕을 치고 큰 효과를 보지못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8년전 죽을 위기에서 구해준 상사에게 어떻게든 비자를 만들어달라고 반강제의 부탁을 하게되고, 홀로 가명을 쓰고 용병을 고용해 아메드와 그의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게 됩니다. 거기서 불가피하게 1주일의 시간 중 용병을 3일동안 작전수행이 힘들다는 것을 알자 혼자 장비를 챙겨 아메드를 찾게 됩니다. 탈레반이 득실거리는 곳에서 결국 아메드의 형제를 찾아 그의 도움으로 아메드와 가족을 찾은 존, 하지만 우연찮게 그들을 발견한 탈레반에 의해 탈레반의 대대적인 공격도 함께 오게 됩니다. 댐까지 도망가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지만 말그대로 '총알'이 전부 소진되 죽을 절체절명에 놓인 그 순간, 용병들이 존이 가명을 썼고, 아메드를 찾으러 온것임을 알고 미리 급파한 AC-130과 병력들로 수적 우위였던 탈레반을 쓸어버립니다. 그렇게 그들을 구출하고 아메드의 가족 또한 미국으로 가며 영화는 끝납니다.
잊혀지고 있는 전쟁속 '현지 통역가'들에게 헌정하는 영화
올해 2023년 개봉한 이 영화는 2시간 3분이라는 런닝타임에 큰 2개의 스토리라인을 넣었습니다. 그만큼 스피디한 전개가 있었고, 군인, 통역관, 탈레반과의 대립을 다룬 만큼 교전이 있는 크고 작은 씬마다 다양한 편집으로 관객들에게 큰 서스펜스를 선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동안 총들이 참 리얼하고 실총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독인 가이 리치는 2021년 발생한 'Rust'영화 촬영간 총기사고로 영화 스태프가 사망하는 사고를 보고 실제 영화촬영 간에는 오직 BB탄으로 발사되는 총 등의 모조품만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영화 제목은 Covenant로, 원래는 'Interpreter', 'Guy Ritchie's the covenant'등의 제목을 고려했습니다. 2006년에 Covenant라는 동명의 영화가 있어 혼동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제작진은 결국 고려끝에 Covenant로 확정했다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정말 상당히 신선한 접근, 스토리로 재미를 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말미에는 실제 통역관들이 탈레반에 처형되기도 하고 이후 미국으로 가지 못해 숨어사는 등 슬픈 역사적 사실도 있어 전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영화입니다. 스피디하고 화려하기도 하면서 긴박감을 놓치지 않은 영화이기도 하면서, 그동안 어둠속에서 잊혀지던 통역관들의 고충과 그들의 이야기에 대해 다시 조명되게 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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